-사랑이 의무일 수 있는가
-역사는 인간에게 오는 것인가 아니면 인간에 의해 오는 것인가
-예술작품은 실제의 의식을 변화시키는가
-무의식에 대한 과학은 가능한가
-유토피아는 한낱 꿈일 뿐인가
-무엇이 내 안에서 어떤 행동을 해야 할지를 말해 주는가
위의 질문들은 프랑스의 대학입시 시험인 ‘바깔로레아‘의 기출문제이다. 각각 인간, 인문학, 예술, 과학, 정치와 권리, 윤리 분야에서 출제된 문제들로 대학에 진학하고자 하는 프랑스 학생들은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답변을 논리적으로 서술하여야 한다.
철학과 논술을 필수로 하여 인간정신과 도덕·정치·사회·경제 등 다방면에 걸친 독서량과 자신의 생각, 논리적 글쓰기 능력을 요구하는 바깔로레아는 암기위주의 학습과 선다형 평가문항에 익숙해 진 우리나라 학생들에게는 난해하고 쉽게 대답하기 어렵게 느껴지겠지만 Pass/Fail로 평가되는 이 시험의 합격률은 84%에 이르고 있다. 프랑스는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모든 시험이 논술 형으로 이루어진다. 단편적인 지식을 보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축적한 지식을 동원해 얼마나 설득력 있게 논지를 전개하였는지를 평가하게 된다. 이러한 평가제도는 교사가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 스스로 올바른 지식을 습득하게 하고 창의력과 논리성을 지우게 된다.
이처럼 프랑스는 독특한 교육평가제도를 정착시켜 가장 모범적인 교육제도의 하나로 인정받고 있다. 바깔로레아 제도를 우리나라의 대학입시제도인 수학능력시험과 비교 검토해 봄으로써 두 대학입시제도의 이질성과 공통서점을 발견하고, 우리나라의 교육제도에 무엇을 시사해주는지 알아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