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놀라운 책이다라는 말을 하고싶다. 놀라운 책이다. 이제까지 많은 심리학 책을 봤지만이 책만큼 내 머리를 흔들어놓은 책은 없었다. 요즘 심리학 책들이 너무 뇌과학이나 신경과학 쪽으로 가다보니 막상 읽어보면 비슷한 컨셉에 좀 질리고 있었는데 이 책은 출발부터가 일반적인 심리학 책과는 무척 다르다. 여러가지 속임수나 미신, 암시, 웃음, 행운 등 보통은 생각하지도 못하는 것들을 진지하게 연구하는 심리학자라니. 정말 괴짜라고 부를만 하다.
소재만 그런게 아니라 연구방법도 무척 엉뚱하다. 전국민을 상대로 거짓말 맞추기 TV 실험을 하는가 하면 기온-행운 가설을 확인하기 위해 기온이 우리와 정반대인 남반구로 날아가기도 한다. 사람들을 상대로 하는 일반적인 심리실험은 명함도 못 내민다. 통계를 냈다하면 백만단위이고 사람들의 반응을 접수하는 규모도 몇천만 단위다. 정말 전세계를 상대로 온갖 실험을 한 심리학자들의 이야기가 가득 담겨있다. 왜 우리나라만 이런 실험을 모르고 있었을까 좀 엉뚱하다고 생각되는 온갖 실험이 등장하지만, 결론들은 우리 삶과 인간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한다. 나는 정말 내 스스로 주체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것인지 괴짜심리학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온갖 암시와 선입견에 사로잡혀 있는건 아닌지. 주변의 모든 것을 새로운 눈으로 보게 된다.
심리학에 관한 첫 이미지는 중학교 때였던것 같다. 도덕 선생님이 어느 날 우리에게 수업 이외의 재미난 학문을 가르쳐주시겠다고 하면서 비디오를 보여주셨는데 그것은 심리학에 관한 다큐멘터리였다. 그 당시에는 그 영상에서 비춰지는 모습이나 내용들이 청소년 시기에 너무나도 흥미롭고 한번쯤 공부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만큼 크게 다가왔지만, 막상 바로 앞에 닥친 고등학교 입학과 대학입시로 인해 그 생각들은 잊혀져만 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