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와 칼
내가 지금까지 바라보았던 일본의 모습은 형식과 틀 에 얽매인, 지극히 현실위주의 인간성이 퍼져있는 사회집단이었다. 현재도 그 생각은 결코 지나칠 수는 없다고 본다. 오히려 이 책을 읽은 후에 그 생각이 더욱더 확고해 졌다고 본다. 또한 머릿속에 강하게 자리잡고 있는 것은, 내가 일본을 이해하고 있는 것이 그저 그 사회의 한 부분이었다는 것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직접 체험하지 않는 한 그 문화를 이렇게 밖에서 지켜보면서, 연구를 할 수 없다는 얘기다. 루스 베네딕트는 예외겠지만...
일본은 치밀한 계획성 속에서 개인의 욕구와 감정을 심하게 억제하여, 모든 이들이 국가와 사회에 이바지 할 수 있기만을 바라고 있다. 앞에서 언급했던 바와 같이, 일본은 ‘국가’로서 보다는 하나의 ‘사회집단’으로서 존재한다고 보는 것이 본인 지식의 바탕이다. 밝혀보자면 이렇다.
한 집단의 운영방식(사회적 원동력)은, ‘친밀성’이나 ‘제도적 측면’에 의해서 생성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나라라면 전자에 속하겠고, 일본의 경우라면 아무래도 후자에 속하겠다. 타국인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일본은 짧은 시간 내에 선진국 대열에 끼어 들 수 있을 만한 조직력과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고 결단 내리기 쉽다. 하지만 그들은, 극히 ‘기계적’이고, ‘개인적’이며 상하 ‘종속적’인 사회체계를 형성하고 있으며, 어린 시절부터 ‘경쟁의 최소화’를 몸소 배워나가고 있다. 이렇게 ‘경제’라는 측면에서만 보더라도, 한 나라를 보는 시각과 당국의 시각은 정 반대를 달릴 수도 있다. 이런 점에서 베네딕트는 일본을 너무나 긍정적으로 평가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갖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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