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국내에서는 소수의 지지층만을 보유한 거장 켄 로치의 신작 <자유로운 세계>라는 영화가 개봉되었다. 이 영화는 이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영국의 인력송출업체의 한 여직원(앤지)이 성적 희롱을 하던 직장 상사들에게 반기를 든 다음 직장에서 해고당하고 생존의 방편으로 소규모 불법 인력송출업체를 차린 뒤 이주민노동자를 대상으로 점점 더 쓰레기처럼 변해가며 악독한 착취자가 되어가는 영화이다. 켄 로치는 이 영화는 직접적으로 노동현장을 보여주면서 계급과 계급의 부조리 내지 불평등의 구조를 직접적으로 말하고 있지는 않지만 앤지라는 인물과 주변인물을 통해 노동시장 내 존재하는 차별과 불평등, 모순을 관객으로 하여금 보게 한다. 국내에도 얼마 전 노동자뉴스제작단에서 노-노갈등을 소재로 첫 장편 극영화 <안녕? 허대짜 수짜님!>도 눈여겨 볼 만하다.
이 두 편의 영화를 언급한 이유는 노동시장 내 차별의 원인에 대한 구조적 고찰을 보여주는 의미있는 작품들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