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치니의 3대 오페라 중 하나인 ‘라보엠’을 감상하게 되었다. 오페라 수업을 듣는 사람들과 같이 보는 두 번째 오페라였다. 장소는 예술의 전당 오페라 극장이었다. 예술의 전당은 집에서 가까운 편이여서 이따금 우면산 쪽으로 산책을 가거나 광장에서 하는 분수쇼를 보러 간적이 있었다. 하지만 오페라 공연을 보러 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여서 적잖은 기대감이 들었다. 예술의 전당 오페라 하우스를 보고 느낀 점은 건물의 단아함이었다. 갓 모양을 한 지붕에 원 모양으로 세워진 공연장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심플하여 보기 좋았다. 4층에서 바라본 오페라 극장 내부는 참 예뻤다. 내부 자재가 목재로 되어있어 따뜻한 느낌을 줬고 붉은색 의자와 공연장 양 옆에 있는 발코니가 어우러져 가수와 관객이 공연에 집중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이라 느꼈다. 자리에 앉아 오늘 감상할 라보엠에 대해 생각해봤다. 지난 수업 시간을 통해 이미 라보엠을 처음부터 끝까지 감상했기 때문에 오늘은 노래에 좀 더 집중하리라 마음을 먹었다.
지휘자가 들어오자 관객들은 박수로 맞이하였다. 오케스트라단이 연주를 시작하면서 오페라가 시작되었다. 처음 시작할 때 무대를 가리고 있던 휘장이 벗겨지면서 약간 놀랐다. 로돌포와 친구들이 추운 겨울날 방 안에서 떨고 있는 배경인데 생각했던 것보다 더 현실감이 있었다. 침대, 탁자, 서재, 난로 등 실제 방 안에 있을법한 가구들이 곳곳에 위치했고 무대 오른쪽에는 바깥 계단을 통해 나갈 수 있는 문도 있었다. 또한 무대는 극의 상황에 맞게 회전하거나 앞, 뒤로 움직일 수도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본 오페라 중 최고의 무대 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수업 초창기 때, 오페라에 대해 배우면서 교수님이 오페라는 노래뿐만 아니라 의상, 조명, 음향 무대 등 모든 것을 포괄하는 종합 예술이라고 말씀하셨는데 그 의미를 되새길 수 있었다. 다만 강의 시간에 감상했던 DVD와 달리 가수들의 의상이 다소 현대적이었던 점이 조금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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