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득이? 딱히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21세기에 나올 법한 이름이 아니라서 완득이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촌스러운 이름이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어쩌면 완득이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장애인인 완득이 아빠에게는 자신과 달리 멀쩡하게 태어난 아이가, 자신에겐 너무나 소중한 축복이었기에 완벽한 아이를 얻었다는 기쁨에서, 그렇게 이름을 지었을 것이기에 장애인 아빠의 완득이 사랑이 어느 정도일지 짐작이 간다.
그리고 완득이란 이름은 사랑이란 이름으로 자녀에 대해 욕심이 너무 앞서는 이 시대 부모님에게 평범한 일에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을 갖게 해주는 이름이기도 하다. 물론 이름이 촌스럽다고 책의 내용마저 촌스러운 것은 아니다. 한 마디로 너무 재미있다.
10대와 공감하기에 충분히 젊지는 않지만, 그 또래의 자녀를 키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인지, 그들의 아픔과 좌절을 이해하면서도 김려령 작가 특유의 유머가 곳곳에서 넘쳐난다. 자칫 인간극장이 될 수 있는데 이런 유머가 책을 읽는 독자로 하여금 유쾌한 기분을 들게 만든다. 남들이 보면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만들 만큼 책을 읽는 동안 나도 모르게 웃음이 저절로 나오게 한다.
아무튼 너무 재미있어서 단숨에 다 읽었다고 할 만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다들 나처럼 재미있게 읽었는지 2008년에 나온 이 소설이 3년이 지난 2011년에는 영화로도 만들어져 개봉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소설만큼은 아니었지만 영화를 봐도 재미있었다. 장면 장면마다 관련된 책의 내용이 오버랩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