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조선업에서의 현장권력을 둘러싼 노사갈등
- 현대중공업의 사례연구
윤 진호(인하대 경제통상학부 교수)
1. 머리말
한국의 조선산업은 짧은 기간내에 경이적인 성장을 계속하여 세계의 주목을 받아 왔다. 1975년에 불과 61만 G/T의 건조량으로 세계시장점유율 1.2%에 불과했던 한국의 조선업은 1995년에는 541만 G/T의 건조량으로 세계시장점유율 24.9%를 차지하며 일본(930만 G/T, 점유율 42.7%)에 이어 세계 2위의 조선산업국으로 성장했다.1)
한국 조선업이 이처럼 짧은 기간내에 비약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요인에 대해서는 국제시장구조의 변화, 정부의 적극적 지원정책 등의 요인도 있지만 가장 결정적인 것은 비용경쟁력과 선박인도기간의 단축이며, 그 중에서도 일본에 비교한 상대적 저임금과 장시간노동이 주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2)
따라서 조선산업에서는 노동력의 조직적 동원과 관리능력이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1987년의 노동자대투쟁 이전까지는 조선산업에서의 노동자 관리방식은 「병영적 통제」로 특징지어진다. 이 시기의 노동통제는 저임금, 장시간 노동, 현장관리자의 직접적, 비인격적, 전근대적 통제 등을 그 특징으로 하였고 노동자들은 노동조합의 결성마저 불가능한 상태에서 무권리 상태로 남아 있었다.
1987년의 노동자대투쟁과 그에 따른 노동조합의 설립 이후 사태는 일변하였다. 조선산업 노동조합은 한국 노동운동의 전위적 핵심으로 떠올라 강력한 투쟁력을 발휘하였고, 이에 따라 급속한 임금상승, 근로조건의 개선과 더불어 현장권력 역시 상당 부분 노동자, 노동조합의 통제하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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