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의 미학
1.
우리 일상의 대부분을 채우는 것은 늘 되풀이되는 노동의 시간이다. 이러한 노동의 시간에서 벗어나 먹고 마시고 노래 부르고 떠들고 노는 것이 바로 잔치이며 축제이다. 흔히들 이러한 축제는 카오스적인 난장판을 통하여 새로운 힘을 얻고 노동으로 돌아와 일상의 시간을 새롭게 만들 때에 그 의미가 돋보이는 것으로 생각한다. 이 생각은 축제가 카오스 상태였던 천지개벽의 무질서한 시간을 경험함으로써 새로운 질서와 생산을 염원하는 고대의 제의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이다. 우리 민족의 영고, 동맹, 무천 등의 고대의 제의가 바로 그러한 축제였다. 이후 고대 제의는 대체로 새로운 계절의 시작, 일 년의 시작, 농사의 시작 그리고 그 각각의 끝에 펼쳐지는 세시풍습으로 자리를 잡았다. 나아가 국가체제가 정비되면서 축제는 봉건국가의 제도로서 발전되었고 민간에서는 공동체의 단결과 공동체의식을 새롭게 만드는 향토 축제가 되었다.
공동체의식을 드높이는 계기가 되어 온 우리 고유의 향토 축제는 일제에 의해서 거의 말살되어 해방 후 오랜 기간 우리의 축제 문화는 빈약하기 짝이 없는 상태로 내몰렸다. 70년대에 들어와 문화제나 예술제의 이름으로 조금씩 부활되기 시작하였다가 지방자치의 시대를 맞이하여 오늘날 다양한 모습으로 각종 축제가 생겨났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가 베풀고 있는 다양한 축제들은 지나치게 문화를 상품화하여 경제적 이익만을 추구하기에 주민들은 축제의 주체적 참여자로서가 아니라 축제가 제공하는 상품화된 문화의 소비자로서의 역할만 하는 수동적인 상태에 놓여 있다.
한편, 대학에서의 축제는, ‘쌍쌍파티’로 대변되는 70년대의 국적불명의 퇴영적인 시대에서 ‘대동제’로 일컬어지면서 이데올로기가 주요한 색깔이 되었던 80년대를 거쳐 대중문화적 성격이 강한 지금의 축제로 변모하였다고 할수 있다. 우리 대학의 축제도 대체로 이러한 변화를 겪었다고 하겠다. 개교 60주년을 기념하는 뜻 깊은 잔치가 될 한마대동제를 맞이하여 축제의 의의를 다시 되새겨 보고자 한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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