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팽창과 근대의 형성
유럽 과학기술과 기독교 선교의 결합 : 예수회의 경우
1. 서론
유럽이 해양을 통해 팽창하는 과정에서 비유럽세계와 조우하고, 경쟁하면서 결과적으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던 것은 흔히 ‘유럽 문명의 우월함’으로 설명되곤 한다. ‘우월함’이라는 용어가 함축하는 바는 매우 다양하겠지만, 가장 물질적이면서도 표면적인 의미에서 유럽의 기술적 우위를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페르낭 브로델은 『물질문명과 자본주의』에서 15-16세기 유럽이 군사기술(대포제작과 그 활용법)과 원양항해술에서 혁신적인 발전을 이루었고, 이것이 유럽의 우위를 가져오는 한 요인이 되었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1)1) 페르낭 브로델, 주경철 역, 『물질문명과 자본주의』(까치, 1995, p. 553; pp. 576-577.)
실제로 유럽은 비유럽 세계와의 ‘실제적인’ 전투에서 승리했고, 그것은 유럽이 가지고 있었던 ‘더 효율적인’ 도구들을 통해서 이루어진 것이었다.
한편, 기독교의 전파과정에서 선교사들은 비유럽 세계에 기독교의 우월함을 증명하는 수단으로 유럽의 기술들을 선보이기도 했다. 비유럽세계를 둘러보고 나서, 또는 그곳에 상주한 채로 많은 기록들을 남긴 유럽의 기독교 선교사들의 목소리에서 우리는 이러한 사실을 살펴볼 수 있다. 그들은 자신들의 문명으로부터 여러 가지 도구(시계, 나침반 등)나 학문(천문학, 수학, 의학 등)을 가지고 와 비유럽세계에 펼쳐놓았다. 대표적인 예로 인도,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세계에 유럽의 과학기술을 선보인 예수회 선교사들과, 19세기 이후 전세계를 상대로 포교활동을 벌이는 과정에서 유럽의 발전된 문명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던 개신교인들을 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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