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인즈의 해법으로 ‘불황’의 끝을 잡아라
- Paul Krugman, “지금 당장 이 불황을 끝내라!(End This Depression Now!)”을 읽고-
중간고사를 대비하기 위해 “폴 크루그먼의 경제학”을 읽던 중 한 대목에서 갸우뚱해진 일이 있었다. 정부지출의 증가가 이자율을 상승시켜 민간투자를 위축시킨다는 ‘구축효과(crowding effect)’를 설명하는 부분1)이었다. 맨큐와 같은 원론서는 대부자금시장의 공급곡선을 왼쪽으로 이동(음의 충격)시켜 이자율의 상승을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반면, 크루그먼은 수요곡선을 오른쪽으로 이동(양의 충격)시키는 방식으로 설명하고 있었다. 생경하기 그지없는 설명에 대한 궁금증을 선생님께 질문한 그 날, 선생님께서는 간단한 설명과 함께, 책 한 권을 추천해 주셨다. 바로 “지금 당장 이 불황을 끝내라!”라는, 강렬한 제목의 책이었다. 케인지언의 시선으로 바라 본 세계 경제 위기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서 설명했다는 점에서, 이 책의 가치는 경제현상에 관한 백 마디 설명보다 값지게 느껴진다.
“지금 우리는 대체 뭘 하고 있는가”
2007년 말 경기 침체의 광풍이 전 세계를 휘몰아쳤다. 많은 경제학자들이 손쉽게 잡히리라 예상했던 경기후퇴는 5년 차에 접어든 2013년 오늘날에도 채 수습되지 않고 있다. 불길을 잡았다 싶으니 리먼 브러더스가 파산했고, 수습했다 싶으니 유럽發 재정위기가 닥쳤으며, 지표가 호조를 보인다 싶으니 이내 되돌아가는 악순환의 반복이었다. 대한민국 경제라고 사정이 다르지는 않았다. 경제성장률은 2011년 3.6%에서 지난 해 2.7%까지 떨어졌고, 올해 전망치는 2.8%로 그리 밝지 못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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