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문학] 훈민정음의 문자론적 의의
세계에는 수많은 문자가 있는데 언어적 기능 면에서 생각하면 표어문자(表語文字)와 표음문자(表音文字)로 나누어진다. 흔히 한자는 표의문자(表意文字)라고 하지만 그 사회에서 정해진 음만으로 읽으므로 의미만을 나타내고 있는 것만은 아니며 의미와 그와 결합된 소리, 즉 개념과 청각 영상(聽覺映像)을 합한 언어 기호, 즉 단어 내지 형태소를 나타낸다.
문자라는 것은 언어를 표기하는 것인데, 한자로 대표되는 표어문자는 언어를 단어 혹은 형태소 레벨의 분절(分節)로서 표기하는 것임에 대하여 표음문자는 소리 레벨의 분절로서 표기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프랑스의 언어학자 앙드레 마르티네(André Martínet)는 인간 언어의 특징의 하나로써 이중 분절(二重分節)에 대하여 지적한 바 있지만, 표어문자는 그 제일분절(第一分節)에 해당하며 표음문자는 제이분절(第二分節)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겠다. 제이분절에 해당하는 음의 단위도 음절, mora, 그리고 음소의 각 레벨의 분절이 존재한다.
표음문자도 제각기의 레벨에 해당하는 음절문자, mora 문자, 음소문자로 나누어진다. 고대 오리엔트나 고대 페르시아의 설형 문자(楔形文字)나, Lolo 문자 등은 음절문자이고, 일본의 가나 문자는 원칙적으로 mora 문자이며, 알파벳은 음소문자이다. 그리고 음성학, 음운론의 연구가 진전됨에 따라서 음소는 음운 자질로 분석되게 되었는데 이러한 레벨에 해당하는 문자는 과연 존재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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