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문학] 흥보전(興甫傳) 작품분석
작자 미상
[전략] 이 놀보난 셰간 젼답(田畓) 다 차지하고 져 혼자 호의 호식(好衣好食)하며 졔 부모 제사를 지내여도 졔물(祭物)은 아니 작만하고 대젼(代錢)으로 노코 지내난대 편 갑이면 편 갑이라, 과실 갑이면 과실 갑이라 각각 써셔 버려 놋코 졔사를 쳘상(撤床) 후에 하난 말이,
“이번 제사에도 아니 쓰노라 아니 쓰노라 하엿건만 황초 갑 오 푼은 지징무쳐(指徵無處)일셰.”
하난 텬하의 몹슬 놈이, 일일은 생각하니 흥보에 가쇽(家屬)을 내여치면 양식도 만이 엇고 용처(用處)도 덜할지라. 져의 부부 의론하고 흥보를 불너 일은 말이,
“형뎨라 하난 것은 어려셔난 갓치 살되 실가(室家)를 갓촌 후난 각기 생애하야 사난 것이 한 법이니 너난 쳐자를 다리고 나가 살나.”
흥보 작 놀나 울며 왈(曰),
“형뎨난 슈족(手足) 갓흐니 우리 단 두 형뎨 각산(各散)하야 살면 돈목지의(敦睦之誼) 업스리니, 형쟝(兄丈)은 다시 생각하옵소셔.”
놀보 본대 집 한 간 변통하야 쥬고 나가란 것이 아니라 건(乾)으로 배송(拜送)내랴 하다가 흥보의 착한 말을 들으니 불량한 심새 불니 듯 하난지라 눈을 부릅고 팔둑을 내여 왈,
“이놈 흥보야, 잘 사라도 내 팔자요 못 사라도 내 팔자니, 형을 엇지 길게 더먹고 매양 살냐 하나냐 잡말 말고 어셔 나가거라.”
흥보에 어진 마음 생각하니 형의 심법(心法)이 발셔 이러하니 만일 요란(搖亂)이 구러 남이 알진대 형의 흉이 더 드러날지라. 잠잠코 져의 방으로 도라와 안해와 나갈 일을 의론하니, 흥보 안해 한 현숙(賢淑)한 부인이라 쟝부(丈夫)의 을 바다 한마대 원망이 업시 락루(落淚)하며 하난 말이,
“싀아주바니셔 져리하니 아니 나갈 길 젼혀 업고, 나가자 하니 방 한구석이 업스니, 어린 자식들과 어대로 가셔 의지하리.”
십허 이렁져렁 밤을 새우고 동방이 밝난지라. 놀보 놈이 방 압해 이르러 호통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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