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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오하루의일생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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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오하루의 일생 감상..
구로사와가 베니스 영화제에서 <라쇼몬>으로 대상을 받았을 때 가장 자극받은 사람은 당시 일본에서 최고로 대접받던 미조구치 겐지였다. 자존심 강한 그는 한참 후배인 구로사와가 먼저 국제적인 평가를 받자 그 자신도 국제무대를 향해 포문을 열기 시작했는데, 그 첫 작품이 <오하루의 일생>이었다.
미조구치는 그 작품과 이후 연작 형식으로 만든 <우게쓰 이야기>(53년)와 <산쇼다이후>(54년)로 특유의 탐미적 리얼리즘과 롱테이크 미학의 정수를 보여주어 서구 평론가들의 극찬 속에 3년 연속 베니스 영화제 은곰상을 수상하는 기록을 세웠다.
특히 앙드레 바쟁을 비롯한 <카이에 뒤 시네마>의 평론가들은 미조구치가 사용한 ‘원 신 원 쇼트’에 의한 롱 테이크 카메라 스타일을 진정한 리얼리즘 미학의 모범으로 높이 평가하였다.
미조구치의 작품 대부분이 그렇듯이 <오하루의 일생>도 남성본위 사회의 여성의 비참함과 자기 희생을 신비적일 만큼 아름다운 영상으로 그리고 있다. 사이가쿠 이하라 원작을 항상 각본 작업에서 콤비를 이뤄온 요다 요시카다와 공동각색한 작품의 배경은 17세기 봉건시대의 일본이다.
이야기는 ‘오하루’라는 한 늙은 창녀의 회상에서 시작된다. 교토의 사무라이 집안의 딸로 태어난 그는 신분이 낮은 하인과 사랑에 빠졌다가 들켜 영주에게 쫓겨나고, 그의 애인은 처형당한다. 그뒤 그는 다른 영주의 씨받이로 팔려가 아들을 낳아주고 쫓겨나 고급기생으로 팔린다.
거기서 다시 부유한 상인에게 팔리고 마침내는 떠돌다가 하류 사창가에서 창녀가 되어 늙어간다. 자기가 낳은 아들이 영주가 됐지만 신분이 달라 직접 만나지도 못하고 멀리서만 볼 수 있을 뿐이다.
그는 결국 불교에 귀의해 비구니가 되어 자신에게 닥쳐왔던 불행을 의연하게 받아들인다. 일본판 ‘여자의 일생’이라 할 수 있는 <오하루의 일생>은 봉건제 아래서 남자들에 의해 인생유전하던 한 창녀가 점차 성녀처럼 되어가는 과정을 그려 종교적인 숙연함까지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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