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 장르 특성 연구
한 편의 소설을 통독함에 있어서 텍스트로서의 그 소설이 가지고 있는 장르적 특성은 독자의 독서 반응에 영향을 미친다. 자신이 읽고 있는 소설의 장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면, 그 소설에 대한 이해나 판단에 있어 잘못된 견해를 가지기 쉽다. 그것은 우리가 흔히 지난 시대의 명작으로 불리우는 어떤 작품을 선택하여 읽을 때, 그 작품이 지니고 있는 가치를 과소평가하는 오류를 범하기 쉽다는 것을 뜻한다. 특히 우리와 문학적 궤도를 달리하는 서구의 소설은, 그 작품이 지니고 있는 문예사조적 배경이나 장르적 특성 등에 대한 무지 때문에 잘못된 문학적 평가를 내릴 수 있는 가능성이 많다고 할 수 있다.
제인 오스틴(1775~1817년)의 『오만과 편견』 역시 이러한 편견에 따른 불리한 평가를 받을 수 있는 텍스트이다. 오늘날 우리에게 일반적으로 소설이라고 불리우는 장르에 이 텍스트를 포함시킨다면, 그것은 플롯이나 문체 등 많은 부분에서 단점이 드러날 것이며 작가의 작위적인 창작 태도 역시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실제로 초기 사실주의로서 이 작품이 가지고 있는 장르상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고는, 누구나 이 소설을 읽어내기 위해 많은 인내심을 발휘해야 할 것이 분명하다. 주인공에게는 세상의 모든 선한 것들이 집합되어 있고 그에 따른 행복이 약속되어 있으며, 주인공을 빛내기 위한 배역으로서의 엑스트라에게는 모든 악덕의 역할이 주어지고 불행이 뒤따른다. 그리고 단순한 갈등과 가장된 우연들이 서사 구조를 지루하게 이끌어가고 있으며, 작가가 소설에 직접 개입하여 자신의 의도―현대의 독자들에게는 부르주아적 계급의식이 깃든 낡은 윤리의식에 불과한―를 독자들에게 드러내려는 서술 태도 역시 전근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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