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순원의 [나무들 비탈에 서다]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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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순원의 [나무들 비탈에 서다]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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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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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순원의 [나무들 비탈에 서다] 연구
황순원의 「나무들 비탈에 서다」 연구

구 재 진
(한성대 강사)

1. 서론

1950년대 소설은 모두 전쟁 체험으로부터 한 치도 벗어날 수 없었다. 한국전쟁이라는 체험에 갇혀 있었던 것이다. 전쟁이란 생활의 파괴일 뿐만 아니라 모든 윤리 도덕, 그리고 인간성의 파괴라는 것, 그 점이 1950년대 소설에서 끊임없이 나타나는 테마이다. 그것은 전쟁의 체험이 너무 직접적이어서 당시로서는 전쟁으로부터 거리를 가질 수가 없었다는 점을 의미한다. 1950년대 소설의 대부분이 감상주의, 혹은 도식주의에 사로잡혀 있는 것은 이와 관련된다.
1950년대 소설의 유형을 분류한다면 전쟁 체험을 직접적으로 다룬 자연주의 작품들과 반공 이념이나 휴머니즘 이념을 여과없이 표현한 도식적인 작품들, 그리고 알레고리나 풍자 등 다양한 방식을 보여준 전후세대 작가의 작품들로 나눌 수 있다.1)1) 김윤식․정호웅 공저, 한국소설사, 예하, 1994, pp. 318~345.
자연주의라는 창작방법이 세계를 인식하는 가치체계를 전제하지 않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반공이념이나 휴머니즘 이념을 드러내고 있는 작품들의 경우에는 외양상으로는 자연주의 창작방법에 의거한 작품들이 가지고 있는 가치체계의 부재라는 문제를 넘어서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은 외양상의 모습일 뿐이다. 박용준의 「용초도근해」나 김동리의 「흥남철수」 그리고 황순원의 「오늘과 내일」 등의 작품에서 나타나는 휴머니즘이란 세계를 바라보는 시각이 아니라 추상적이고 당위적인 이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요컨대 휴머니즘이란 1950년대라는 역사적인 상황, 그리고 역사적인 현실을 인식하는 가치체계가 아니라, 각각의 작가들이 구체적인 현실과는 상관없이 영원한 가치로 평가하고 있는 이념에 불과한 것이다. 자연주의 작품들이 체험의 직접성에 갇혀 있다면 휴머니즘 소설들은 현실과 매개되지 않은 이념에 갇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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