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훈 희곡의 시극 가능성 고찰
- [둥둥 낙랑둥]을 중심으로-
Ⅰ. 서론
최인훈은 소설가로 익히 알려져 있는 작가이지만 극작가로서도 논자들에 의해 꾸준히 연구되어 왔다. 장르간의 소통이 드문 문학적 풍토에서 장르를 변경한 작가1)가 드물다는 이유 외에도 최인훈의 소설이 기존의 서사적 방식으로는 분석이 용이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소설장르에 관한 논란은 희곡작품을 쓰면서부터는 오히려 긍정적 평가2)를 받게 되었는데, 이러한 평가는 기존의 장르적 분류법으로는 완전하게 해명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볼수 있다.
마찬가지로 기존의 연구 논문들 또한 ‘장르들’의 총괄적 분류법에 최인훈의 작품이 해당하지 않는 데 초점을 맞추고, 시극의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지금껏 있어왔다. 그러나 시극의 가능성을 문학성(읽히는 희곡)과 연극성의 확대에서 오는 부차적 요소로 논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본고는 최인훈 희곡을 통해 살펴 본 시극적 요소의 핵심이 종교적 요소와 관련있다는 데 천착해보고자 한다.
최인훈의 희곡은 모두 여섯 작품3)이며 이 작품들은 비슷한 성격과 분위기와 특징을 띠는데, 이러한 특징은 작가의 실험 의식의 연장에서 장르 전환과도 연관성이 있으리라고 본다. 작품으로는 [둥둥 낙랑둥]을 중심으로 살펴보며, [둥둥 낙락둥]의 선정 이유는 패러디화 한 희곡에서 보이는 현실에 대한 냉소적 시선과 생에 대한 비극적 통찰이 여백의 미로 온전하게 승화되고 있는 작품으로 보기 때문이다. 작품은 인물의 내적 갈등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결말구조는 운명에 대항하는 인물의 초월적 인식에 이르는 방향으로 매듭지어진다.
Ⅱ. 소설에서 희곡으로의 장르 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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