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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의 신곡-지옥편에 한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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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의 신곡-지옥편”에 한하여
한 꿈의 기록이다. 교회의 첨탑이 보이고, 흑백의 영상으로 가족들이 나타났다. 그리고, 한 의로운 목사가 서글픈 설교를 한 것 같다. 곧 화면은 전환되었다. 마치 게임 ‘디아블로’를 연상시키듯이 황량한 공간이 펼쳐지고 그곳은 흡혈귀의 도성, 즉 지옥이 되었다. 거기에 한 방랑하는 여인이 나타났다. 아무런 무기도 없이 방어구도 없이 그리고, 마법의 도움도 없이 그 위험한 지역을 방랑하는 것이다. 그 여인의 슬픈 표정이 나를 끌어당겼다. 곧 그 여자는 한 가지의 비밀을 알아냈다. 그것은 정령을 소환하듯이 천사를 소환해내는 것이다. 그것은 유일한 무기가 되어줄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녀는 천사장 미카엘을 소환했다. 그런데, 그 천사장은 거대한 석상에 불과했다. 마치 어떤 소설 ‘천사는 말이 없었다’를 연상시키듯이 그런 서글픈 현존을 제시한 것이다. 다시 화면이 전환되었다. 한 방에 한 남자가 고독하게 앉아있었다. 누군가의 목소리가 바로 그 사내가 천사장 미카엘이라고 알려주었다. 그런데 그 남자는 마침 지옥의 대마왕, 마녀와의 결혼을 시도하고 있었다. 마치 탄트라에서의 시바신과 검푸른 칼리 여신의 형상으로 곧 아름다움을 치장한 마녀가 나타났고, 그녀는 미카엘에게 방랑하는 여인을 아느냐고 물었다. 미카엘이 대답했다.
“옛날 아내야….”
그들은 곧 성교의 자세를 취했고, 미카엘은 흡혈귀 마녀에게 ‘소멸수’를 건네준다. 결혼의 조건으로, 곧 그녀가 ‘영생’을 상실한 대가(對價)의 평범한 여인이 되길 고대하면서 말이다. 흡혈귀 마녀는 지껄인다.
“이럴바엔 옛날 아내에게 잘해 줄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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