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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 편력 - 와하자왈 네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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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 편력 - 와하자왈 네루
딸에게 보내는 ‘세계사 편지’
“해마다 생일이 돌아오면 너는 으레 선물받기 마련이었지. 단순한 축복의 말이라면, 지금 당장이라도 얼마든지 해줄 수 있단다. 하지만 ‘나이니 형무소’서 내가 무슨 선물을 해줄 수 있겠느냐. 나의 선물은 눈에 보이거나 손으로 만질 수 있는 것이 아니란다. 착한 요정이 네게 줄 수 있는 그런 공기나 정신이나 영혼으로 된 어떤 것, 즉 형무소의 높은 담도 가로막을 수 없는 그런 것을 줄 수밖에 없구나.” 1930년 10월 인도의 반영국 투쟁가로 활동하던 와하자왈 네루는 옥중에서 자기 외동딸에게 편지를 쓴다. 당시 외동딸 인디라 간디의 나이는 만 13세. 나중에 인도의 총리가 된 딸에게 주기 시작한 이 편지글은 만 2년 세월에 걸쳐 지속됐고, 나중에 모아지면서 고전 반열의 세계문화사로 변했다.
‘세계사 편력’. 오래전부터 문고본이나 한권짜리 축약본으로 선보이던 이 책의 첫 완역본이 일빛출판사를 통해 나온 3권 분량의 이 책이다. 우선 서술 내용이 방대하다. 각권은 6백쪽 내외이다. 본디 브라만 가문 출신의 네루는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제대로 코스워크를 마친 사람이었음을 염두에 두더라도 대단한 내공이자 역량임에 틀림없다. 네루가 밝혔듯 적절한 참고도서가 없었던 당시 상황에서 그가 의지한 것은 W. G. 웬즈의 ‘세계사 개설’. 본인의 겸손한 말대로 ‘서술이 반약하거나 숱한 중복, 그리고 특정시대를 건너 뛴’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두세대 뒤인 지금까지도 이 책은 서양중심의 세계문화사의 반대편에 있는 신선한 시각이 높이 평가받는다.
옮긴 이의 말대로 우리가 일본 우파의 역사관에 분개를 하면서도 막상 프랑스의 시각에서 베트남을 바라보고, 영국의 입장에서 서술된 인도사를 개관하는 마당에 절름발이 역사관에서 벗어난 책으로 ‘세계사 개관’은 여전히 유효하다. 전반적인 서술의 분위기는 전혀 어렵지 않다. 술술 읽힌다. 10대의 외동딸 지적 수준을 염두에 둔 네루의 배려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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