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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적_관점에서의_막시즘의_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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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며
긴, 정말 긴 인용으로 글을 시작한다.
89년 독일 통일에서 시작해서 91년 소련의 붕괴에 이르기까지 잇단 사회주의 국가들의 붕괴는 80년대 맑스주의 이론의 경종을 울린 사건이었다. 왜냐하면 현존사회주의 국가의 모델을 대안적인 모델로 인정하든 안하든 맑스주의적 이론과 실천이란 결국 현존 사회주의 국가의 역사와 분리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며, 맑스주의 역사가 결국 현존 사회주의 국가의 붕괴를 제대로 설명해내지 못한다면 맑스즈의 이론은 더 이상 현실적인 힘을 발휘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맑스주의 이론에 준거를 두고 있었던 80년대 말의 이론적 논의들, 특히 그토록 치열하게 전개되었던 사회성격논쟁이 갑자기 사라지는 기이한 상황은 이러한 맥락에서만 이해될 수 있다.
당시 이론진영이 격었던 혼란은 대단한 것이었다. 80년대를 지탱해주던 이론적 전망과 기준이 갑자기 사라져 버린 상황에서 많은 사람들은 당황해 했다. 물론 고집스럽게 맑스주의를 고수하려 했던 사람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론의 부재’ 혹은 ‘전망의 부재’를 공공연히 토로하고 있었다. 기나긴 공백기를 거쳐서 80년대에 다시 논의되기 시작했던 맑스주의는 자신의 이론적 역사적 근거를 제시해야 하는 위기 상황에 직면했던 것이다.
그러나 위기는 다른 각도에서 보면 기회일 수 있다. 90년대 초반 이론진영을 휩쓸었던 ‘맑스주의의 위기’는 80년대 맑스주의의 이론적 폐쇄성으로 인해 제대로 언급조차 되지 못했던 다양한 이론들을 다시 검토할 수 있는 기회였으며, 맑스주의의 한계가 무엇이었는지를 발본적으로 사고하고 그러한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이론을 모색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이런 맥락에서 90년대 초반은 수많은 이론들이 소개되고 논의되고 명멸해갔던 일종의 ‘백가쟁명의 시기’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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