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1980년대의 학생운동이 ‘1980년대’라는 역사적 조건의 산물이라면, 제5공화국이 막을 내린 지금, 지난 수년간의 학생운동이 정리․기록 되어야 함은 당연하다. 하지만 이것이 1980년대 학생운동을 살펴보려 하는 이유의 전부는 아니다. 학생운동은 이제 더 이상 ‘학생들만의 운동’이 아님을 우리는 지난 7년여의 세월 동안 수없이 목격하여 왔다. 제 5공화국의 학정 아래에서 학생운동은 정치 권력의 폭압적 통치에 과감히 맞서 전개한 그 특유의 헌신적이고도 영웅적인 투쟁을 통하여 전국민의 정치적 움직임을 ‘선도’하고 ‘대변’하여 왔으며, 이러한 과정을 통해 사회 변혁 운동은 더욱더 현실적 지반 위에 놓여지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오늘 우리가 1980년대의 학생운동사를 본다는 것은 바로 1980년대 우리들의 삶의 모습, 우리들의 정치적 자화상을 그려보는 일인 것이다.
아울러 우리가 80년대 학생운동의 전개 과정을 되짚어 보려 함은 역사의 ‘살아있음’을 확인하기 위해서이다. 인간만이 역사를 만든다. 역사의 주역으로서의 ‘인간’은 잘나고 똑똑하고 유명하며 돈이 많은 사람만이 아닌, 이 땅에 살고 있는 우리 모두이다. 우리들 모두가 매일 매일 생산하고, 노동하며, 생활하고, 활동해 온 그 모든 것의 총합이자, 결과가 바로 우리 시대의 역사인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는 한 편으로 역사의 ‘산물’ 이며, 또 다른 한 편으로 역사의 ‘주체’ 인 것이다. 학생운동 역시 그러하다고 본다. 학생운동은 1980년대라는 시대적 상황에 대해 수동적인 대응만 한 것이 아니라 그들 특유의 활동방식 적극적이고, 선구적인 투쟁을 통해 1980년대의 역사를 만들어 왔다. 즉, 1980년대의 학생운동은 그 역사적 조건의 ‘산물’일 뿐만 아니라, 1980년대를 만들고 꾸려 온 하나의 중요한 ‘주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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