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기와 권력
<광기의 역사>의 탄생
<광기의 역사>의 역사를 잠깐 훑어 보겠습니다. 이 책은 원래 1958년에 스웨덴의 웁살라 대학에 박사논문으로 제출되었으나 탈락된 것입니다. 당시 푸코는 웁살라의 프랑스 문화원장으로 있었습니다. 푸코의 논문을 읽은 과학사 전공의 린드로트 교수는 원고의 부피와 문체의 현란함에 기가 질렸고, 차라리 문학에 가까운, 한껏 멋을 부린 이 긴 글이 박사학위 취득을 위해 대학에 제출될수 있는 논문이라고는 상상도 할수 없었습니다. 원고를 돌려 받은 푸코는 문체가 지루하고, 글을 명확하게 쓰지 못하는 자신의 약점을 인정하고, 그러나 정신분석학이 발달해온 사회적, 도덕적, 상상적 맥락의 역사를 쓰는것이 자신의 의도라고 말하며 논문을 받아줄것을 호소했으나 허사였습니다. 린드로트는 천재의 징후를 알아보지 못했던것이지요. 푸코는 프랑스에 돌아와 소르본느에서 이 논문을 제출하여 박사학위를 받았고, <고전주의 시대의 광기의 역사>라는 제목으로 책을 냈습니다. 1961년의 일입니다.
<광기의 역사>의 초기 반응
푸코를 처음으로 세상에 알린 기념비적인 책이지만 이 책이 독자들에게 받아들여지는 과정은 다양했습니다. 초기의 반응 중에서 미셸 세르와 롤랑 바르트의 견해가 재미있습니다. 미셸 세르는 논리적 추론의 한 가운데에, 박학한 역사적 자료의 한 가운데에 이 어둠의 사람들에 대한 막연히 인도주의적인 사랑이 아니라 거의 경건한 애정이 감돌고 있다. 그의 책 안에서 이 어둠의 사람들은 영원한 우리의 이웃, 우리의 또 다른 자아로 당당하게 인정받고 있다. 이 책은 하나의 고함소리이다. 그리하여 투명한 기하학은 삭제, 치욕, 추방, 격리, 패각추방, 파문들의 엄청난 고통을 받은 사람들에 대한 비장한 언어이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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