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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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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숙다움'의 미학. <딸기밭>은 삶의 불완전함과 그에 따른 실존적 슬픔에 관한 이야기다. 평범한 일상 속 에서 어느 날 마음 한편을 바늘처럼 찔러오는 삶의 불안들. 그것은 삶을 한순간에 '블랙홀' 로 만들어버리는 상실, 결핍, 부재의 감정들이다. 반쯤 의도적으로 망각하지 않는다면, 삶이 공포로 닫혀버릴지도 모를 그런 감정들을 슬프고도 아름다운 어법으로 들려준다. 어둡고 우울한 자정의 창고에서 햇빛 환한 봄날 오후의 딸기밭으로 나선 것, 신경숙의 변화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대목이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육체성. 여러 작품에서 섹스가 등장한다. 동성애를 연상시키는 장면도 있다. 하얀 살결에 으깨지는 붉은 딸기의 싱그럽고 도 자극적인 관능은 신경숙 답지 않은 새로움이다. 그러나 그 관능의 뿌리에는 어린 시절 아버지의 가출로 인한 결핍감과 최루탄, 전경차 등에서 얼핏 보이는 젊은 날의 억압된 의식 이 있다. 결국 상실과 부재의 두려움이 욕망하도록 한 것. 그래서 그때 욕망의 끝에 다다 랐던 처녀는 10년이 지난 이제는 그저 모든 것을 망각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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