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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상섭 만세전 감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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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세전
염상섭
줄거리
이 작품의 화자는 '나'다. 이야기는 '조선에 만세가 일어나기 전 해 겨울이었다.'로 시작한다. 세계 대전이 막 끝나고 휴전조약 이 성립되어서, 세상은 비로소 변해진 듯 싶고, 세계 개조의 소리가 동양천지에도 떠들썩한 때이다.
동경 W대학 문과에 재학중인 나는, 학기말 시험을 보느라고 골몰하는 중이었다. 그런 '나'에게 김천에 있는 형님에게서 전보와 학비 백원이 온다. 내용은 그해 가을부터 해산 후더침으로 시름시름 앓던 아내가 위독하니 급히 귀국하라는 것이다.
하숙으로 오자마자 전보를 받아든 나는 암만해두 죽으려나 하는 생각이 나서 손에 든 책보를 내려놓을 새도 없이 당황히 펴보 았다. 위독하다는 말은 없고, 다만 어서 나오라는 명령과 전보환을 보낸다는 통지뿐인 것을 보면, 언제라고 그리 걱정을 해본 일 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마는,
'아직 죽지는 않은 게로군!'
하고 안심이 되었다.
시간을 벌써 세 시가 넘었었다. 열한 시의 야행으로나 출발할 수밖에 없다고 결심을 하고, 나는 거리로 나섰다. 반 시간 남짓하 게나 돌아다니면서 이것저것 뒤적거리다가 우선 급한 자켓 한 벌을 사가지고 그 자리에서 양복저고리밑에 두둑이 입고 나서 몇 가지 여행제구를 사들고 거리로 나왔다.
그러나 그 외에 별로 긴급히 갈 데는 없었다. 나는 근처 이발소에 들러 채경을 마주하고 앉았다.
'싫든 좋든 하여간 근 육칠 년간이나, 소위 부부란 이름을 띠고 지내왔는데……당장 숨을 몬다는 지급전보를 받고 나서도, 아무 생각도 머리에 떠오르지 않고 무사태평인 것은 마음이 악독해 그러하단 말인가. 속담의 상말로 기가 하두 막혀서 막힌둥만둥해 서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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