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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애의 인간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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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으로 만나는 역사 / 27
강경애의 인간문제’
이 인간 문제! 무엇보다도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인간은 이 문제를 위하여 몇천만년을 두고 싸워왔다. 그러나 아직 이 문제는 풀리지 않고 있지 않은가! 그러면 앞으로 이 당면한 큰 문제를 풀어나갈 인간이 누굴까
강경애(1906~44)의 장편소설 <인간 문제>는 하나의 커다란 의문으로 끝을 맺는다: 근본적이면서도 유구한 인간의 문제가 있으니, 그 문제를 과연 누가 풀 것인가 그 문제'가 무엇인지에 대해 강경애는 명확하게 말하고 있지는 않지만, 농부의 딸에서 노동자로 존재전이한 선비의 죽음, 그 싸늘한 주검을 대면하는 노동자 첫째의 절망과 분노로 마감하는 소설의 대미는 문제의 정체와 해답의 소재를 스스로 밝히고 있음이다.
근대 한국문학사상 진지한 논의의 대상이 된 거의 최초의 여성 작가라고 말하는 것은 강경애에게는 칭찬이라기보다는 욕에 더 가깝다. 여성'이라는 틀로는 가둘 수 없는 보편성과 문제성이 그의 몫이기 때문이다. 차라리 식민지시대의 노동 현실을 가장 올바르고 가장 짜임새 있게 그린 작가라는 평가가 그의 이름에 수반돼야 할 것이다.
1934년 <동아일보>에 연재된 <인간 문제>는 일제 강점하 조선의 농촌과 도시, 농민과 노동자의 현실을 총체적으로 보려 한 문제작이다. 무지하지만 선량한 선비와 간난이, 첫째 등과 지주 정덕호 일가로 대표되는 착취 계급 사이의 갈등과 대립이 소설의 앞부분에서 그려진다. 덕호의 머슴 노릇을 하다가 그가 던진 주판에 머리를 맞아 숨진 선비의 아버지, 덕호에게 성적으로 농락당한 끝에 버림받는 간난이와 선비, 타작마당에서 소작농민들을 선동해 지주에게 대드는가 하면 주림을 못 이겨 밤이슬을 맞다가는 도망을 놓는 첫째, 제가 사랑하는 대학생 신철이의 관심을 끌고 있다는 이유로 친구인 선비를 학대하고 모욕하는 덕호의 딸 옥점이 등의 인물군상은 친일 지주와 농민들 사이의 계급모순을 생생한 실감과 함께 전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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