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의 미학적 의미
(Die asthetische Bedeutung des Gesichts : 1901년)
인간의 얼굴이 조형 예술에서 커다란 역할을 해왔던 것은 일반적으로 말해 얼굴 속에서 가장 분명하게 표현되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이것이 감성적으로 지각 가능한 어떤 특성들에 의해 일어나는 것인지, 아니면, 얼굴이 예술 작품에 대해 가지는 직접적인 어떤 미적 특질이 존재하기 때문인지를 알아보고자 한다.
우리는 다양한 세계 요소들을 자신 속에서 통일적으로 종합해내는 데에 인간 정신의 독특한 특성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정신은 공간과 시간 속에 그저 늘어서 있는 사물들을 하나의 형상, 하나의 개념, 한 문장의 통일 속으로 이끌어온다. 그 요소들의 상호관계가 밀접하면 밀접할수록, 그들 사이의 생동감 있는 상호 작용이 그들 서로간의 의존성 속에서 그들의 분리를 넘어설수록 (통일된) 전체는 더욱 정신적인 것으로 드러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부분들 간의 내적 연관과 더불어 생명활동의 통일성 속에서 부분들 간의 밀접함을 지닌 유기체야말로 정신에 가장 가까운 존재인 것이다.
인간 신체 중에서 얼굴은 이러한 내적 통일성을 보여주는 가장 외적인 척도를 갖는다. 그 첫째 징후이자 증거는, 입술을 삐죽거리거나 코를 실룩거리는 것, 혹은 눈을 이래저래 깜빡이거나 이마의 주름살을 만드는 등에서처럼 단지 얼굴의 한 요소가 변하기만 해도 곧바로 얼굴의 전 성격과 표현이 (그에따라) 양식화된다는 사실에 있다. 또한 아주 작은 한 부분이 흉하게 됨으로써 쉽게 그 (얼굴) 전체가 미적으로 추해지게 되는 현상은 인간 신체의 다른 어떤 부분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이것은 바로 (얼굴이) 지니고 있는 통일성을 분명히 보여주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얼굴은 각 부분들 전체가 하나의 동일한 뿌리로 서로 밀접히 관계 맺고 있기 때문에, 얼굴의 각 부분들은 (자신이 손상됨으로서) 다른 모든 부분들을 손상시킬 수 있는 운명에서 벗어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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