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마에게 따져묻기]
사실 영화 「델마와 루이스」는 그 전부터 이미 너무나도 유명해서 한번 쯤 이름은 들어본 영화였다. 하지만 명작이라는 이 영화를 제대로 볼 기회는 좀처럼 생기지 않았었다. 수능이 끝나면, 보고싶던 영화는 다 보리라고 벼르고 있었지만 정작 수능이 끝나니 정신없이 지내느라 시간이 훌쩍 지나와 버린 것이다. 그러다가 이번 기회로 「델마와 루이스」를 드디어 보게 되었다. 기대 이상으로 영화는 정말 재미있었고, 나는 어느새 보는 내내 영화에 몰입하게 되었다.
영화의 주제는 분명했다. 요약하자면 ‘패미니즘-여성의 자유를 위하여 거대한 무언가를 향한 두여자의 반항’이라고나 할까. 자신을 항상 아이취급하며 외출도 허락 하에만 나가게 하는 남편에 대한 델마의 반항, 친구를 강간하려던 남자에 대한 루이스의 반항 등 처음에는 자기 자신을 지키는 의미의 반항에서 점점 친구를 지키기 위해, 서로를 지키기 위해, 그리고 자신들을 성희롱하던 트럭운전사를 혼내줌으로서 마지막엔 모든 여성들을 지키기 위해 그들은 투쟁하고 있었다. 그리고, 보이지 않는 거대한 남자의 권력과 싸우던 두 여자들은 결국 벼랑 끝에 내몰려지고, 감독은 이들이 자살을 선택함을 얘기함으로서 이 땅에 여성들이 설 자리가 아직은 너무 좁음을, 그래서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음을 시사하고 있었다. 그러나 감독은 여성의 세계와 남성의 힘의 세계가 영원히 극으로 대립한다는 뜻은 아닌 것 같았다. 슬로컴 형사가 대표적인 예다. 그는 힘으로 대표되는 남성의 세계의 사람이지만,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여자들의 편에 서서 그들을 이해하고, 그들이 잘못된 길로 가지 않도록 애쓰는 역할이다. 마지막엔 그가 자살하려는 두 여자들을 향해 외로이 돌진하는 장면을 클로즈업함으로서 이 두 세계의 화해또한 아직은 외롭고 고달픈 길임을, 그렇지만 희망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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