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알고 있듯이, 자본주의는 진화를 거듭해왔다. 사회주의와의 대결에서 승리한 자본주의의 포효는 전 세계 모든 국가들이 사용할 수밖에 없는 현재성에서 그 역사적 인과성을 의심할 수 없다. 지난 백여 년 동안 자본주의의 발전은 매우 빠른 속도로 급변했다. 상업 자본주의, 산업 자본주의, 독점 자본주의, 수정 자본주의를 거쳐 현재의 신자유주의로 변천하여 왔다. 미국을 위시한 선진국들에 의해 더욱 강도 높게 학습 받고 있는 신자유주의 체제의 헤게모니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에 과연 어느 누가 반기를 들겠는가.
그렇다면 과연 신자유주의는 절대성을 부여받은 체제인가. 세계 경제를 주도하는 미국 정부와 석학들은 당연히 그렇다고 대답한다. 소위 시카고 보이스로 불리는 신자유주의 체제의 지식 전도사들은 아무런 의심 없이 시장에서의 경쟁 제일주의를 웅변한다. 그들은 시장에서 투명한 경쟁의 극대화야말로 효율성과 합리성을 보증하는 최고의 가치라고 주장한다. 이들에 의해 전도되는 신자유주의의 도도한 물결은 세계 주류경제학으로 굳어지며 다수의 고개를 주억거리게 하고 있다. 하지만 정말 신자유주의가 절대선일까.
이에 대해 장하준 교수는 ‘아니요’ 라고 대답한다. 장 교수는 이 책을 통해 미국을 위시한 선진국들의 경제 개발 내면에 신자유주의와 배치되는 정책이 태반이었음을 언급한다. 자유 무역, 외국인 투자, 공기업 민영화 등 신자유주의 체제의 분자들은 선진국에게만 효력을 발휘할 수 있음을 증명한다. 또한 지적 재산권, 재정 건전성, 부정부패, 민족성 등의 관점에서 경제논리를 천착하고 있어 자못 흥미롭다. 요컨대 신자유주의는 경제 개발의 결과였지 과정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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