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자유주의 정책은 한국 교육개혁을 이끌고 나가기 위한 기회요인인지 아니면 위기요인인지 매우 분간하기 어렵다. 이 두 논리를 여기서 따져 보기로 한다. 신자유주의 정책이 한국교육의 문제를 개혁하는 기회요인이 된다 함은 결국 국가 간섭의 공교육제도가 안고 있는 관료제적 비효율성이 혁파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쩌면 김기수 교수가 지적하듯이 “시장과 자본의 세계화는 한국의 군부독재가 학교와 대학에 끼친 가장 유해한 폐단 중의 하나를 제거할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고 보인다. 그러나 겉보기로는 일단 신자유주의는 기회요인이기보다는 위기요인으로 다가와 있다. 국민의 정부가 들어서고 이해찬교육부장관이 교육개혁의 선두주자를 맡고 난 이후, 학교현장은 초·중등학교와 대학 모두 ‘불안’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여기서는 두가지 측면으로 나누어 현재 논의되고 있는 개혁의 주제, 혹은 신자유주의적 교육정책의 주제들을 검토해보고, 그 타협의 길은 없는가 생각해보고자 한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IMF 구조조정 국면에서 나타나고 있는 교육정책들 가운데서 신자유주의적 색채를 띠고 있는, 혹은 띠고 있다고 보여지는 것은 크게 소비자 중심 교육체제의 구축과 공공부문의 축소이다. 우선 소비자 중심 교육체제의 구축에서 가장 눈여겨 볼 만한 것은 학교와 교사에 대한 학부모·학생의 평가제도 도입이라고 할 수 있다. 학교운영위원회(학운위)의 힘은 날로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나 교육감선출과정에 참여할 수 있게 되자 그 동안 어머니, 여성 중심으로 이루지어지고 있었던 학운위 활동이 점차 아버지, 남성 중심의 정치무대로 변질되어 가고 있다. 1997년에 이어 1998년에도 이루어진 시·도교육청 평가와 학교평가는 학교현장을 ‘일상을 벗어난 비상시국’으로 몰아넣고 있다(이인규, 19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