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지구상에는 193종의 원숭이와 유인원이 살고 있다. 그 가운데 한가지 별종이 있으니 이른바 호모 사피엔스라고 자처하는 털없는 원숭이, 즉 인간이 그것이다. 이 책은 고대 조상들의 화석과 유물에 근거를 둔 정보, 원숭이와 유인원을 자세히 관찰한 결과에 바탕을 둔 정보, 그리고 마지막으로 털없는 원숭이의 가장 기본적인 행동양식을 직접 관찰하여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1장. 기원
우리가 인간이라는 동물을 연구할 때 가장 잘못된 행동은 주관을 개입시키는 일이다. 따라서 우리는 어떤 생물을 연구할 때, 인간과 겉보기에 가장 밀접한 관계를 가지는 다른 종과 비교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즉 인간이 마치 우리와는 다른 종인 것처럼, 낯선 생명체인 것처럼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따라서 이 관점에서 연구를 할 때, 인간은 손과 눈 등 여러 가지 해부학적 특징으로만 보면 인간이 일종의 영장류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인간은 보통의 영장류와 많은 차이를 보인다. 인간은 영장류에 비해 다리는 너무 길고, 팔은 너무 길고, 발은 약간 이상하다. 걸음걸이 또한 영장류와 많은 차이를 보인다. 가장 두드러지는 한가지 특징은 피부이다. 인간의 피부는 사실상 털이 없는 벌거숭이이다. 머리와 겨드랑이, 그리고 생식기 주변에만 눈길이 가는 털이 있는 것을 제외하면 인간의 피부는 완전히 노출되어 있다. 코뿔소나 코끼리처럼 몸이 크고 무거운 동물들을 제외하면 털없는 원숭이 즉 인간은 수천 종의 육상 포유류와 뚜렷이 구별되는 모습이다. 따라서 이러한 점을 통해 동물학자는 털없는 원숭이의 진화역사에 매우 독특한 무언가가 있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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