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부에 내부대신의 아들이 집안에서 살해당한 일이 벌어지면서 영화의 전개가 시작된다. 이때 잠깐 내부대신의 집 모습이 나온다. 내부대신은 조선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여러 명의 경찰들이 집을 지키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 외적인 모습 외에도 내부대신이 순사부장에게 하는 말들을 보면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오영달이 살인범을 찾는 다면 역사에 이름 석 자를 남겨주겠다고 할 정도로 엄청난 권력이 있다는 것은 일본이 조선을 지배하고 있는 상황에서 쉽게 상상되지 않는 부분이다. 일본이 조선을 지배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조선 사람이 그런 권력을 갖고 있었을까? 일본이 조선을 효율적으로 지배 및 관리하기 위해서 필연적으로 조선 사람들이 필요했을 것이다. 안팎으로 조선의 상황이나 구조 등을 완벽하게 파악하고 있는 사람 없이는 그들이 지배를 한다 해도 모든 부분에 대해 통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아마 그런 요직에 올라가기 위해서 그들은 일본에게 충성을 다했을 것이다. 그런 이들에게 권력과 부는 포기하기 너무 어려운 것이었을 테고 그것을 위해 나라를 저버린 것이다. 그런 막강한 권력을 갖고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독립을 위해 움직이는 자들에게 표적이 되었을 수도 있고 표면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위협을 받았을 수도 있다. 이런 이유로 일본에서 직접 경찰인력을 동원해서 보호하고 있지 않았을까. 물론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감시도 할 수 있으니 일본 입장에서는 당연한 조치라고 생각한다.
영화의 중요핵심 내용은 아니지만 그때 당시의 병원에서 수술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수술을 마치고 의사가 수술비는 어떻게 지불했는지 확인해보는 장면에서 조선인이 현금이 아닌 소로 수술비를 해결한다. 이때 의사가 “조선인들은 돈으로 내는 법이 없군.”이라는 말을 하면서 다시 일본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인상을 준다. 이런 모습 속에서 얼마나 일본 국민의 인식 속에 문명화라는 개념이 깊게 스며들었는지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