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위에 보면 피터팬이 되고 싶은 사람이 의외로 많다. 어른이 되고 싶지 않은 어른들 말이다. 나 역시 그런 마음이 들 때가 많다. 지금 맞닥뜨린 문제에서 피하고 싶은 마음이 하루에도 열두 번도 더 생길 때가 있다. 친구들과 어울리며 술로 달래기도 하고, 남들도 다 이렇게 사는데 하고 포기하며 상황에 몰려 하루하루 꾸역꾸역 기계적으로 살아간다. 가물에 콩 나듯 때로는 생산적인 방법으로써 이 책과 같은, 인생의 지혜가 담긴 책을 선택하는 현명함을 보이기도 한다.
김난도 교수의 책에는 따뜻한 시선이 느껴져서 좋다. 사실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알려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누군가로부터 위로받고 있다는 것을 온 몸으로 느끼는 것이 방법에 앞서 중요한 경우가 있다. 아마도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의 상당수는 나처럼 그렇게 위로받고 싶었을 것이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우리는 가끔 주객의 전도로 목적과 수단을 혼동하여, 수단이 목적이 되는 경우가 있음을 깨닫게 된다. 사는 목표는 굳이 철학자들의 거창한 말을 빌릴 것도 없이 행복을 느끼는 것으로 간단히 요약할 수 있다. 그럼 행복을 얻기 위한 수단은 무엇일까? 너나 할 것 없이 먼저 떠오르는 것이 돈과 명예다. 특히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이 곧 명예로 가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돈이 최고의 가치라고 해도 무방한 듯하다. 여기서 목표와 수단이 바뀐다. 이렇게 말하면서도 정말 돈이 목표가 아닐까 의심하는 마음이 들 만큼 돈은 엄청난 힘을 발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