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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식열전」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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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고전의 독서와 토론
- 사기 열전 제 69편 「화식열전」을 읽고
1. 감상평
「화식열전」은 처음부터 끝까지 부귀에 대한 이야기다. 그러나 현명한 부자들의 이야기에 그치지 않고, 태사공이 살았던 시대의 각 지방에서 생산되는 물자나 지방의 습속에 대해서도 자세히 나와 있기에 당시 중국의 경제활동이 어떠했음을 짐작해 볼 수도 있다. 법을 악용하지 않고 자신의 능력으로 부자가 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태사공의 말대로 한다면, 나도 언젠가는 부를 쌓을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그러나 부유해지고 싶은 것이 인간의 본성이라거나 현인이 묘당에서 심모원려(深謀遠慮)하는 것, 은자가 숨어사는 것도 다 부귀를 원하기 때문이라는 그의 주장에는 동조하기 어려웠다. 그의 말은 마치 오직 부(富)만이 인생 최대의 목표라고 말하고 있는 것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또한 1년 사이에 대여액의 10배인 이자를 거두어들여 큰 부자가 된 무염씨가 탁월한 부호였다고 본 그의 태도 또한 이해하기 어려웠다. 오늘날로 치자면, 무염씨는 고리대금업을 해서 돈을 번 것이다. 순수하게 자신의 능력으로 돈을 번 사람의 이야기도 아닌데, 굳이 글로 남길 필요가 있었을까 게다가 행상이 사나이 대장부에게는 천업(賤業)이오, 기름장사는 부끄러운 장사이며 간장 파는 일은 조그만 장사, 마의(馬醫)는 천한 의술이라고 본 것 역시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이었다. 부를 얻는 데 일정한 직업이 없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표현이라고 해도, 직업에는 귀천(貴賤)이 없지 않은가 싶어서였다. 한편, 태사공은 관중의 말을 빌려, 예절은 여유 있는 생활에서 생기며 군색한 생활에서는 생기지 않는다고 했다. 그의 말대로라면, 부자는 예의범절을 잘 따르고, 빈자들은 버릇없게 행동할 것이다. 그렇지만 실생활에서는 반드시 그렇지만도 않다. 못 먹고, 못 배웠어도 오히려 공손한 사람이 있을 수도 있고, 집안에 돈이 많으나 막돼먹은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그의 말대로, 부귀와 예절이 비례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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