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설야론 : 한국 경향소설과 ‘귀향’의 의미
Ⅰ. 동경의 관념과 만주 체험
경향소설이 1930년을 전후하여 새로운 단계로 발전할 수 있엇던 계기는 전체적으로 보아 다음과 같은 단계로 설명될 수 있다.1)1) 서경석, 「1920~30년대 한국경향소설연구」, 서울대 석사학위논문, 1987 참조.
ⅰ) 첫째로는 1930년을 전후하여 식민지 조선에 내재된 본질적 모순이 첨예화되고 이에 따라 민족 해방 운동이 고양되었다는 측면을 들 수 있다. 이 측면이 경향소설의 발전에 어떻게 영향을 주었는가는 경향소설 작가들이 소속해 있던 KAPF라는 조직의 특수함과 깊은 관련을 맺고 있다. 즉 당대의 사회 운동과 밀접히 연관되어 있는 KAPF의 활동에 있어서, 특히 작가들이 구체적 전망을 획득한다는 것은 사회 운동의 고양과 분리될 수 없는 것이다. 1930년대 초에 이르게 되면 노동 운동 및 농민 운동은 그 이전까지 이 운동들이 지니고 있었던 개량주의적 성격이나 인텔리 중심의 관념적 낙관주의 성향을 탈피하여, 노동자․농민 내부에 비합법 조합이 형성되고 보다 계획적으로 운동이 추구되는 경향이 보인다. 이러한 양상은 정치적 경향성을 강하게 띠어 왔던 KPAF의 지식인 작가에게 정치 의식 및 전망의 구체화에 일정한 영향을 끼쳤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ⅱ) 그러나 토대상의 이러한 변화와 함께 1930년을 전후하여 리얼리즘 논의가 보다 구체화되었다는 점도 지적되어야 한다. 藏原惟人의 리얼리즘 이론에 힘입어 당시 KAPF논객들은 ‘프롤레타리아 리얼리즘’에 대한 논의를 진전시키고 있다. 목적 의식이 작품에 주입되는 경우의 오류를 형식적 측면에서 검토하면서 목적 의식에 나름대로의 해석을 가했던2)2) 김기진, 「회고와 전망」, 《조선지광》, 1929. 1, p. 130.
팔봉은 「변증적 사실주의 : 양식 문제에 대한 초고」3)3) 《조선일보》, 1929. 2. 25~3.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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