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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진건의고향총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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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현진건
줄거리
대구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찻속에서 나는, 기모노를 둘렀고 그안에 옥양목 저고리를 입고 중국식 바지를 입은 기묘한 옷차림을 한 그를 본다. 우리가 자리를 잡은 찻칸에는 공교롭게도 세 나라 사람이 다 모였으며 삼국의 옷을 입은 그는 일본어와 중국어를 구사하면서 옆의 사람들에게 말을 건다. 모두 쌀쌀하게 그의 시선을 피해버리자 멀거니 창밖을 내다보던 그는 내게 말을 건네온 다. 처음에는 불친절하게 대하던 나는 차츰 그에게 호기심과 동정심을 갖게 된다.
그는 대구에서 그리 멀지 않은 K군 H란 외따른 동리에서 역둔토를 파먹고 살았다. 그 마을 사람들은 대부분이 소출로 떨어지는 것이 후하여 남부럽지 않게 살았다.
세상이 바뀌자 그 땅이 전부 동양척식회사의 소유로 들어가면서 중간 소작인이라는 것이 생겨 자기는 흙 한번 만져보지 않고 실 작인들에게 소출이 삼 할도 떨어지지 않자 그들에게서 죽는 소리가 염불하듯 흘러나오고 타처로 유리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동리 는 점점 쇠진해간다.
지금으로부터 구 년 전 그의 나이 열입곱 되던 해 봄에 그의 가족은 살기 좋다는 서간도로 이사를 간다. 극심한 궁핍속에서 이 태 동안을 억지로 버티다가 그의 아버지는 우연히 얻은 병으로 타국의 외로운 혼이 되고 영양부족의 어머니 역시 사 년이 못 되 어 죽었다고 한다.
이야기를 하던 그는 도중에서 말을 뚝 끊는데 그의 눈이 번들번들한 것으로 보아 눈물을 흘린 것이 틀림없으며 나는 무엇이라고 위로를 해야할지 알지 못한다.
그 후 그는 부모 잃은 땅에 오래 머물기 싫어 신의주와 안동현으로 떠돌아 다니면서 품을 팔다가 일본으로 건너가 구주 탄광과 대판 철공장을 전전한다. 돈은 풍족하지만 타락한 생활을 계속하던 그는 고국산천이 그립기도 해서 훌쩍 뛰쳐 나왔다가 고향을 둘러보고 벌이도 구할 겸 서울로 올라가는 길이라고 하며 고향이 어떻더냐는 질문에 탄식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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