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모더니즘 시 연구
1. 80년대 모더니즘시의 계보
80년대는 흔히 민중시의 시대라 일컬어진다. 사실 이 시기에는 그 어느 시기보다 비판적 담론이 시대의 중심에 떠오르고 있었던 시기였다. 이에 따라 시에 대한 논의에 있어서도 노동자시, 농민시 등 민중시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전개되었고 민중시의 다양한 형식이 모색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시대 분위기 속에서도 일군의 시인들은 개인의 자유를 말하고 시의 내면성을 주장하였다. 이성복에게서 징후적으로 드러난 이러한 흐름은 시운동, 열린시 등을 중심으로 한 젊은 시인들의 시에서 다양한 형태로 분출된다. 그것은 대체로 지배체제에 대한 짙은 허무의식으로 드러나거나 광기의 이성이 지배하는 현실을 초월하려는 경향을 보였다. 이 흐름은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80년대 모더니즘 시의 흐름으로 이어졌다.
80년대 모더니즘의 두드러진 양상은 기존의 관념과 기존의 시형식을 전복하고자 하는 다소 급진적인 경향을 띤다는 점이다. 그것은 물론 해체시로 명명되는 시 형태에서 가장 특징적으로 드러나는데, 이러한 흐름은 70년대 이후 급격하게 진행된 농경사회구조의 해체와 후기산업사회로의 구조적 변동이라는 과도기 한국 사회를 그 물적 기반으로 한다. 그것은 80년대 근대성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와 반성에서 나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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