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에 탄 K는 도착지 알람표시를 해두고 등받이에 몸을 기댄다. 잠깐 졸더라도 집 부근 정류장에 도착하기 전에 알람이 울릴 것이므로 염려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졸음은 오지 않았다. 잠시 눈길을 창 밖으로 보냈던 K는 손목시계 휴대폰의 단추를 눌러 이메일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홀로그램이 차창에 비치며 아지랑이처럼 일렁거렸다. 2시간 사이에 온 메일이 500여 통이 넘었다. 그러나 개인적인 메일은 한 통도 없었다.
K는 메일을 삭제하고 TV보기 기능을 켰다. 제작비 때문에 TV홀로그램은 완전 입체가 아닌 부조 형태의 입체로 방송한다.
버스에서 내려 아파트 단지로 접어들 때 목욕 기능을 작동시키겠느냐고 묻는 메시지가 떴다. K는 목욕기능을 작동시키고 실내온도 조절기능 단추도 눌렀다. 아파트 출입구에서 지문 스캐너에 엄지손가락을 댔다. “안녕하세요. 좋은 하루 보내셨어요 편한 밤 되세요”라는 인사말과 함께 출입구가 열렸다.
‘가상으로 꾸며본 2020년 유비쿼터스의 하루‘ 라는 2008년에 쓰여진 인터넷 기사의 일부분이다.
유비쿼터스란 라틴어로‘ 언제 어디서나 있는 ’을 뜻하는 말로써 사용자가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컴퓨터에 접속할 수 있는 환경을 의미며, 각종 기반 시설(도로, 교통, 항만, 물류등)등도 컴퓨터를 활용하여 자동으로 상황을 인지토록 하여 보다 빠르고 쾌적한 환경을 구축한다... 즉, 컴퓨터로 인한 자동화된 시대라고 볼 수 있다.
저자는 향후 다가올 시대를 정확히 예측하며 말한다.
“20년 이내에 농업의 사실상 모든 측면, 즉 생각 할 수 있는 농업관리의 모든 가능한 측면에서의 감시, 분석, 권고 등이 컴퓨터의 통제하에 있을 것이다 “
1996년에 출판된 책임에도 불구하고 어언 13년이 지난 지금 놀랍게도 저자는 이런 시대가 올지 미리 분석하였고 그의 정확한 예측은 맞아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