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가끔 언론이나 인터넷 매체 등을 통해 북한의 사정을 접하곤 한다. 그러나 단순히 그들이 어떻게 생활하고 있고 어떤 대우를 받는지에 대해 신문의 기사글이나, 혹은 뉴스 시간의 아나운서의 딱딱한 음성을 통해 별 관련 없는 제3자의 입장에서 아무 감흥 없이 보고 들을 뿐이다. 나 역시도 조금은 요덕이라던지 하는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의 실상에 대한 어느 정도의 관심은 가지고 있었으나 나와는 별개인 먼 나라의 비극적인 스토리로만 생각해온 것이 사실이다. 허나 이 번 과제를 수행하면서 수용소의 노래-평양의 어항-이라는 이 책을 읽고는 충격을 받은 바가 컸다. 특히나 지엽적인 정치범 수용소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전달이나 서술이 아니라 그 것을 직접 체험하고 돌아온 본인의 실화라는데서 어떤 감정적 공감성이 더욱 높아졌던 것도 사실이다.
이 책은 강철환이라고 하는 탈북자가 실제로 겪었던 북한의 요덕 정치범 수용소에서의 10년간의 체험수기를 일종의 소설식으로 풀어낸 이야기다. 344페이지라고 하는 그리 짧지 않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으면서 너무나 몰입해 약 세 시간 여 정도 만에 완독을 했던 것 같다. 책을 쓰는 방법에 있어 이런 식의 이야기 방식이 좋은 것이 단순한 정보 전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책을 읽고 있는 독자 자신이 마치 그 수용소에 수감된 사람인 것 같은 감정에 빠져들어 좀 더 책의 저자가 겪은 일들에 공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책은 저자가 같이 들어갔던 모든 가족들과 함께 수용소에서 기적적으로 생환한 첫날로부터 시작한다.
안전한 민간의 집으로 돌아왔음에도 불구하고, 주인공 강철환은 자기가 10년씩이나 수감되었었던 그 지옥 같은 수용소의 기억이 아직 가시지 않아 끔찍한 악몽을 꾸고, 새로이 시작된 새 삶의 모든 부분을 어색해하며 지난 시간을 회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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