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 소설 ‘순이 삼촌’을 읽고
순이 삼촌 제주도의 괸당 문화에 익숙한 내가 단순하게 ‘이름이 ~순으로 끝나는 삼촌에 대한 소설이구나’라고 이해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사실 고등학교 문학 시간에 몇 번 그리고 수능 시험을 준비하면서 문제집에서 몇 번 접해본 것이 전부이기는 했다. 처음 접해본 현기영의 순이 삼촌 . 4.3사건은 커녕 민주주의에 대한 개념을 겨우 익혀갈 수준의 나는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읽으면 읽을수록 스스로 생각한 것만큼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경험해보지 못한 사건, 대대로 전해지는 기록과 이제야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하는 4.3 사건과 관련된.. 무겁고 진지한 소설이었다. 더군다나 현기영 작가가 남자인지 여자인지, 또 그가 어디 사람인지도 알지 못한 채로 읽게 되었던 것이다(제주분이라는 사실을 후에야 알았다.).
현기영 작가의 ‘순이 삼촌’에서 삼촌은 누구나 생각하는 것처럼 진짜 삼촌인것도, 또 남자인것도 아니다. 제주도에선 남자 여자를 불문하고 촌수 따지기 어려운 친척 어른을 삼촌이라 부르는 풍습이 있기 때문에 그리 이해하기 힘든 것은 아니었다. 책을 읽으면서 순이 삼촌이 여성적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래도 제주도에서 살고 있는 나로서는 간간히 그가 남자가 아니라는 것을 짚어가며 읽을 수 있었다. 이 소설에서 순이 삼촌은 제주 4.3사건의 희생자를 대표하는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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