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주의 복지국가를 향한 시민사회의 전략
Ⅰ. 서론
유럽사회들은 종종 ‘복지국가’의 선구적이고 모범적인 모델로 간주된다. 이 나라들에서 복지국가가 어떤 역사적 과정을 거쳐, 누구에 의해, 어떤 내용으로 발전되어 왔는지를 이해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것은 한국이라는 나라의 역사적 체험과 사회구조, 일상의 관습을 넘어서는 미래의 상상, 제도적 상상을 가능케 한다. 또한 그것을 통해 우리는 한국사회가 경제성장 뿐 아니라 복지국가 발전이라는 측면에서도 ‘후발자의 이점’을 활용하여 시행착오의 고통을 줄일 수 있게 할수 있다.
그러한 상호계몽과 학습은 유럽 각국의 다양한 복지국가가 발전되어 온 1세기 이상의 역사 속에서 계속되어 왔다. 독일 비스마르크의 사회보장 정책, 영국의 비버리지 보고서, 덴마크의 국가중심․집단주의적 복지제도, 스웨덴의 보편주의적 복지국가 등은 19세기부터 유럽 전역에서 활발히 논의되었고, 이를 통해 저마다의 독특한 제도적 조합이 발전됐다. 그렇기 때문에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등 많은 유럽 사회의 복지체제를 ‘혼종’(hybrid)형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유형론은 이념형적 추상물이며, 역사적 현실은 여러 사회들에서 탄생한 제도․문화적 요소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혼합된 ‘뒤섞인 근대들’(Therborn, 2003)의 풍경이다.
그런 의미에서 “순수히 한국적인” 현실에만 시야를 가두고, “순수히 한국적인” 복지국가의 길을 찾으려는 노력은 협소한 민족주의의 환상일 뿐이다. 한국의 헌법체제나 정치․사회체제가 그러하듯이, 한국의 복지체제 역시 이미 대륙유럽형(4대사회보험제도)과 영미형(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요소가 혼합되어 있다. 그러므로 한국 사회를 보편주의 원리에 기초한 복지국가 체제로 개혁하려는 시민사회의 오늘날의 노력들도 세계사에서 배움으로써, 세계사에 어떤 새로운 요소를 창조적으로 도입하는 활동이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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