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의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이번에는 ‘유머’라는 특별한 소재로 상상력을 발휘했다.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수많은 우스갯소리들의 탄생에 대한 의문이 소설 『웃음』의 출발점이다. 군수 산업의 음모나 제약 산업의 음모 등은 문학 작품이나 영화에서 많이 다루어 익숙하다. 그런데 사악함이나 범죄와는 거리가 멀 것 같은 웃음 산업을 다룬 작가의 상상력이 놀랍다.
범죄 소설의 시작이 대개 그렇듯이, 의문의 한 주검이 발견되는 것으로 소설 『웃음』은 시작된다. `어둠 속의 등대`로 불릴 만큼 프랑스 국민들로부터 사랑받는 코미디언 다리우스 워즈니악이 그의 분장실에서 변사체로 발견된 것이다. 경찰은 과로로 인한 죽음으로 결론 내리지만, 여기자 뤼크레스 넴로드와 전직 과학 전문 기자 이지도르 카첸버그는 그의 죽음에 의문을 갖는다. 사건의 실마리는 죽기 직전에 그가 큰 웃음을 보였다는 것, 파란 목갑, 금빛 잉크로 쓰인 `BQT`라는 이니셜과 `절대로 읽지 마십시오`라는 글 그리고 빛에 노출된 코닥 감광지 한 장이 전부다.
뤼크레스는 사건 현장에 남겨진 단서를 토대로 의심이 가는 인물들을 한 사람씩 조사한다. 이 실마리로부터 범인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다리우스 추모 공연 도중, 용의자 중 한 사람인 다리우스의 형, 타데우스 워즈니악도 같은 공연장의 같은 분장실에서 동생처럼 심장마비로 사망하며 사건은 점점 미궁으로 빠져든다.